
감정 설계의 시대, 장례 또한 예외는 아니다장례는 인간 감정의 정점에서 이뤄지는 상징적 통과 의례다. 과거에는 지역 공동체와 종교적 틀이 장례의 형식을 정했지만, 오늘날의 장례는 물리적 제약을 벗어나 디지털 플랫폼 위에서 구현되고 있다. 사진, 음성, 글, 심지어 고인의 생활 로그까지 모든 정보가 디지털화되며, 장례는 점차 데이터 기반 감정 큐레이션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서, 감정을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를 반영한다. 현대 사회는 감정을 즉흥적인 감상이 아니라, 기록되고 구조화되며 설계 가능한 흐름으로 다룬다. 이 맥락에서 디지털 장례 플랫폼은 유족의 슬픔을 일정한 패턴으로 분류하고, 그에 맞는 콘텐츠를 자동으로 구성하며, 정서적 흐름마저 조형하려는 새로운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