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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외 희귀 질환인 아드레노백질이영양증(ALD) 환자의 부신 기능 저하와 신경 퇴행 관리 전략
    국내외 희귀 질환 정보 2025. 9. 1. 15:00

    아드레노백질이영양증(Adrenoleukodystrophy, ALD)은 희귀 유전 질환으로, X 염색체에 위치한 ABCD1 유전자 변이로 인해 발생한다. 이 유전자는 장쇄지방산(VLCFA)을 과산화소체로 운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변이가 생기면 장쇄지방산이 체내에 축적되어, 뇌 백질과 부신 피질, 척수 등에 손상을 일으킨다. 그 결과 환자는 신경 퇴행 증상부신 기능 저하를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ALD는 남성에게 주로 발병하며, 전 세계적으로 약 2만~5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고 보고된다. 여성 보인자(carrier)는 비교적 경미한 증상을 보이지만, 일부는 성인기에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임상 양상은 발병 시기와 형태에 따라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소아형 뇌형 ALD는 4~10세 남아에서 시작되어 학습 능력 저하, 행동 변화, 시력 및 청력 감소 후 급격한 신경 퇴행으로 진행된다. 성인형 아드레노마엘로뉴로패시(AMN)는 청년기 이후 점진적인 보행 장애와 말초 신경병증으로 나타난다. 또한 환자의 70% 이상에서 부신 기능 저하(애디슨병 유사 증상)가 동반된다.

    국내외 희귀 질환 아드레노백질이영양증(ALD) 환자의 부신 기능 저하와 신경 퇴행 관리 전략

     

    ALD는 단순히 신경계 질환이 아니라, 내분비 기능과 신경 기능이 동시에 침범되는 복합 질환이다. 따라서 관리 전략 역시 발작, 운동 장애, 인지 저하 같은 신경학적 문제만 아니라, 호르몬 대체 치료를 통한 부신 기능 보존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협력 접근이 필요하다. 본 글에서는 ALD의 발병 기전, 임상 양상, 진단 방법, 치료 및 장기 관리 전략을 상세히 살펴본다.

     

    발병 기전과 병리학적 특징

    ALD의 근본적인 원인은 ABCD1 유전자 변이이다. 이 유전자는 과산화소체(peroxisome)의 막 단백질을 암호화하며, 장쇄지방산(VLCFA)을 세포 내로 운반해 분해하는 기능을 가진다.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VLCFA가 제대로 분해되지 못하면, 신경세포의 축삭과 미엘린, 부신 피질 세포에 축적된다.

    이러한 대사 장애는 두 가지 큰 결과를 초래한다. 첫째, 뇌 백질의 탈수초화가 진행되며, 이는 MRI에서 광범위한 백질 병변으로 관찰된다. 둘째, 부신 피질의 세포 손상으로 인해 코르티솔 분비가 저하되어 저혈압, 피로, 저나트륨혈증, 피부 과색소침착 같은 부신 기능 저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소아형 뇌형 ALD에서는 신경 염증 반응이 동반되며, 미세아교세포와 면역 반응이 뇌 백질 손상을 가속한다. 이에 따라 환자는 수년 내에 급속한 신경학적 퇴행을 경험하게 된다. 반대로 성인형 AMN은 상대적으로 염증 반응이 적고, 점진적인 축삭 손상이 주된 기전으로 작용한다.

     

    임상 양상과 진단 과정

    ALD의 임상 표현형은 발병 연령과 병리 기전에 따라 다양하다.

    유형 발병 시기 주요 증상 예후 특징
    소아형 뇌형 ALD 4~10세 남아 학습 저하, 행동 변화, 발작,
    시력 및 청력 감소
    수년 내 신경 기능 상실,
    조기 사망
    가장 공격적인 형태
    청소년형 ALD 11~21세 보행 장애, 집중력 저하,
    시야 장애
    점진적 신경 퇴행 소아형보다 늦게 진행
    아드레노마엘로뉴로패시
    (AMN)
    20세
    이후
    보행 장애, 말초 신경병증,
    성기능 저하
    서서히 진행,
    중년 이후 장애 심화
    성인 남성에서 흔함
    여성 보인자 성인기
    이후
    하지 경직, 보행 장애,
    경미한 신경병증
    대체로 경미 남성보다 늦게 증상 발현
    부신 기능 저하형 모든 연령 피로, 저혈압, 체중 감소,
    피부 과색소침착
    호르몬 대체 치료로
    조절 가능
    전체 환자의 70% 이상에서 동반

     

    진단은 임상 증상, 영상 소견, 생화학적 검사, 유전자 검사를 종합한다. 혈액 검사에서 장쇄지방산 농도 상승이 특징적으로 확인되며, MRI에서는 후두엽과 두정엽 백질에서 대칭적 병변이 관찰된다. ACTH 자극 검사를 통해 부신 기능 저하 여부를 평가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ABCD1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치료 전략과 신경·내분비 기능 보존

    ALD의 치료는 크게 부신 기능 보존신경 퇴행 억제 두 축으로 나뉜다.

    부신 기능 관리에서는 코르티솔 대체 요법이 필수적이다. 하이드로코르티손 같은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투여해 저혈압, 저나트륨혈증을 예방하며,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신경 퇴행 억제에는 조혈모세포 이식(HSCT)이 가장 효과적인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단, 증상이 이미 뚜렷하게 나타난 이후에는 효과가 제한적이므로, MRI 병변이 초기일 때 이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유전자 치료가 ALD 환아에서 긍정적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가 보고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표준 치료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로렌조 오일(Lorenzo’s oil)은 올레산과 에루크산 혼합유로, 장쇄지방산 합성을 억제해 혈중 농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임상적 효과는 환자마다 차이가 있으나, 일부 무증상 보인자나 초기 환자에서 진행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

    대증 치료로는 항경련제를 통한 발작 조절, 물리치료와 작업치료를 통한 운동 기능 유지, 언어치료를 통한 소통 지원이 있다. 환자의 개별 상태에 따라 맞춤형 치료를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장기 관리와 통합적 협력 접근

    ALD 환자의 장기 관리는 단순한 신경학적 치료에 국한되지 않고, 신경과·내분비내과·재활의학과·심리상담 분야가 함께하는 통합적 협력을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환자는 성장 과정에서 학습 저하, 행동 문제, 신체장애를 경험하므로, 조기부터 특수 교육 프로그램과 심리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물리치료는 보행 능력과 근육 기능을 유지하며, 작업치료는 일상생활 동작을 돕는다. 보호자는 부신 위기와 신경 증상의 급격한 악화를 관리해야 하므로, 의료진의 교육과 지속적인 상담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ALD를 대상으로 한 신생아 선별검사가 일부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다. 신생아기부터 장쇄지방산 농도와 ABCD1 변이를 확인하면 조기 진단이 가능하고, 무증상 단계에서 HSCT나 유전자 치료를 적용할 기회가 열린다. 이러한 조기 개입은 환자의 예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발전적 치료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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