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희귀 질환 정보

국내외 희귀 질환인 레트 증후군 아동의 의사소통 지원 방법

rich-story12345 2025. 7. 31. 15:30

레트 증후군(Rett Syndrome)은 주로 여아에게 발생하는 중추신경계 희귀 유전 질환으로, 생후 6개월에서 18개월까지는 비교적 정상적인 발달을 보이다가 이후 갑작스러운 발달 퇴행과 함께 다양한 신경학적 장애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전 세계적으로 1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하며, 국내에서도 지금까지 진단 및 치료 정보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 질환은 MECP2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며, 언어와 손 기능의 상실, 반복적인 손동작, 호흡 이상, 근 긴장 저하, 경련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특히 레트 증후군은 언어 및 비언어적 의사소통 능력의 급격한 손실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환아와 보호자 간의 상호작용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말을 배우는 듯 보이다가, 수개월 안에 음성 발화가 급감하거나 완전히 중단되며, 기존에 사용하던 손짓이나 눈맞춤 등의 비언어적 표현도 점차 감소한다. 이에 따라 보호자와 의료진 모두 증상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시간이 지나면서 진단이 지연되기도 한다.

 

국내외 희귀 질환 레트 증후군 아동의 의사소통 지원법

 

의사소통 장애는 레트 증후군 아동의 전반적인 인지·정서 발달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학습과 사회적 통합에 큰  영향을 준다. 따라서 질환 자체의 이해만 아니라, 아동 개개인의 현재 기능 수준에 맞는 적절한 의사소통 보조 전략과 환경 구성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이 글에서는 레트 증후군 아동에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의사소통 특징을 살펴보고, 보호자 및 전문가가 일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단계적인 지원 방법을 제시한다.

 

 

언어 발달 퇴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주요 변화 양상

레트 증후군 아동은 생후 첫 1년 동안 정상적으로 옹알이하거나 단어를 따라 하기도 하지만, 생후 12~18개월 사이에 언어 능력의 급격한 퇴행이 시작된다. 이 시기에는 음성 표현이 감소하거나 완전히 사라지고, 발성 자체를 꺼리게 되는 경향이 뚜렷해진다. 동시에 의도적 손동작이나 표정 반응도 현저히 줄어들며, 상호작용 의지가 낮아진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실제로 많은 부모가 처음에는 언어 지연으로 오인하고 언어치료만을 시도하다가 이후 다른 증상들이 병행되면서 레트 증후군 진단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 시기의 특징은 반복적이고 목적 없는 손 움직임(예: 손 비비기, 손가락 빨기)이 증가하고, 시선 고정이 어려워지는 등 전반적인 비언어적 의사소통 능력에도 문제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또래 아동과의 상호작용은 급격히 줄어들고, 사회적 참여 기회가 제한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퇴행의 속도가 매우 개인차가 크고 점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조기 징후를 인지하고 의료 전문가의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비언어적 소통 수단의 재구성과 접근 방식

레트 증후군 아동의 의사소통 지원은 발화 중심의 언어 치료보다는 비언어적 표현을 재구성하고 대체 수단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시선 추적 기반의 의사소통 도구, 선택형 그림판, 반응 유도형 버튼 장치 등이며, 이들은 아동의 잔존 기능을 고려하여 선택적으로 도입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동의 인지 능력과 반응 패턴을 사전에 충분히 관찰한 뒤에 가장 적합한 도구를 결정하는 것이다.

보호자나 교사는 아동이 특정 그림에 시선을 고정하거나, 버튼 소리에 반응을 보이는 정도를 반복적으로 측정하면서 상호작용의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초기에는 1~2가지의 간단한 상징만 제공하되, 반응 성공 경험을 반복적으로 축적하는 방식으로 확장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과정은 의사소통 도구 자체의 기능보다 ‘아동이 성공적으로 의사 표현을 했다는 경험’을 만들어주는 데 초점이 있다. 학습 기반보다는 상호작용 중심 접근이 더 유효하며, 도구는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보호자 중심의 지원 전략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의사소통 지원 전략은 복잡한 도구보다 일관된 반응 구조와 반복 학습 환경을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 예를 들어, 식사 시간마다 동일한 질문과 선택지를 반복하거나, 놀이 시간마다 특정 소리나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이때 보호자는 아동의 반응을 단순히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신호에 대해 일관된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밥 먹을래?”라는 질문에 시선을 ‘예’ 그림에 고정하면 바로 식사를 제공함으로써 반응-결과 관계를 인식시키는 방식이다. 이러한 반복은 아동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다음 반응을 유도하는 인지 기반을 형성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전략은 하루 중 특정 시간대에 반복적인 의사소통 구조를 적용해 아동이 예측 가능성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다. 변화에 민감한 아동에게는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안정적인 학습 환경을 제공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교육기관과 전문가가 협력해야 할 지원 체계 구성

레트 증후군 아동은 가정만 아니라 교육기관에서도 개별화된 지원 계획(IEP)을 기반으로 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일반 학급 내 통합 교육이 가능한 경우에도, 의사소통을 위한 추가 지원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특수교육 교사, 언어치료사, 작업치료사 등 관련 전문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IEP 수립 시에는 아동의 현재 기능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1~2가지 현실적인 목표를 단계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한 의료기관과의 정보 연계도 매우 중요하다. 교육기관에서의 반응 패턴과 가정에서의 변화는 서로 보완적인 관찰 지표가 될 수 있으며, 주기적인 피드백을 통해 치료 방향을 재조정할 수 있다. 국가 차원의 희귀질환 지원 서비스나 복지 프로그램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의사소통은 단순한 언어 기능이 아니라 인지·정서·사회성 전반을 연결하는 기능이라는 점에서, 레트 증후군 아동에게는 다학제 기반의 장기적 지원 체계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