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희귀 질환 정보

국내외 희귀 질환인 혈색소뇨야간발작성 환자의 혈전 예방과 장기 관리 전략

rich-story12345 2025. 8. 18. 15:00

혈색소뇨야간발작성(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PNH)은 희귀 후천성 조혈줄기세포 질환으로, 적혈구 표면의 특정 단백질이 결핍되어 보체(Complement)에 의한 용혈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 100만 명당 약 1.5명 정도에서 발병하며, 국내에서도 희귀 질환으로 지정되어 있다.

 

국내외 희귀 질환 혈색소뇨야간발작성 환자의 혈전 예방과 장기 관리 전략

 

주요 증상으로는 어두운색의 소변(특히 아침 첫 소변), 피로, 호흡곤란, 복통, 혈전 형성이 있다. 특히 혈전증은 PNH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정맥혈전만 아니라 비전형적인 부위(간정맥, 비장정맥, 뇌정맥동)에도 발생할 수 있다. 질환은 무증상으로 시작하여 장기간 잠복하기도 하지만, 갑작스러운 혈전이나 중증 용혈로 인해 급성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조기 진단과 지속적인 관리, 특히 혈전 예방 전략은 환자의 장기 생존과 삶의 질 유지에 필수적이다. 본 글에서는 PNH의 병리 기전과 혈전 발생원인, 예방 방법, 장기 관리 전략을 최신 의학 자료를 기반으로 심층적으로 다룬다.

 

발병 기전과 혈전 형성 메커니즘

PNH는 조혈줄기세포의 PIGA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한다. 이 유전자는 세포 표면에 GPI(anchor) 결합 단백질을 부착하는 데 필수적인 효소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돌연변이가 생기면 적혈구 표면에서 보체 억제 단백질인 CD55와 CD59가 결핍되고, 이로 인해 보체에 의한 적혈구 파괴(용혈)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한다.

혈전 형성은 PNH의 대표적이고 치명적인 합병증이다. 그 원인은 복합적이다. 첫째, 지속적인 용혈로 유리 헤모글로빈이 혈중에 증가하면서 산화질소(NO)가 결합·소실되어 혈관 확장 능력이 떨어지고, 혈소판 활성화가 촉진된다. 둘째, 보체가 혈소판과 백혈구를 직접 활성화하여 혈액 응고 반응을 강화한다. 셋째, 만성 염증 상태가 혈관 내피 손상을 유발해 혈전 위험을 높인다. 특히 간정맥혈전(버드-키아리 증후군), 뇌정맥동혈전, 비장정맥혈전 등 비전형적 부위의 혈전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 PNH의 특징이다.

 

정확한 진단과 위험도 평가

PNH의 확진에는 유세포분석법(Flow cytometry)이 사용된다. 이 검사는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에서 GPI 결합 단백질이 결핍된 세포의 비율을 측정하며, FLAER(FLAuorescent AERolysin)라는 형광 표지를 사용하면 민감도가 매우 높다. 혈액검사에서는 용혈성 빈혈 소견(혈색소 감소, 망상적혈구 증가), LDH 상승, 빌리루빈 증가, 하플로글로빈 감소 등이 나타난다.

위험도 평가는 혈전 발생 여부, 용혈 정도, 골수 기능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루어진다. 일부 환자는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이나 재생불량성빈혈(AA)과 동반되기도 하므로, 골수검사를 통해 혈액세포 생성 능력을 확인한다. 혈전 병력이 있거나 LDH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은 환자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어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가 필요하다.

 

혈전 예방과 치료 전략

혈전 예방은 PNH 관리의 핵심이다. 항보체 치료제인 에쿨리주맙(Eculizumab)과 라불리주맙(Ravulizumab)은 C5 보체 단백질을 억제하여 용혈을 차단하고, 혈전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에쿨리주맙은 2주마다 정맥에 주사하며, 라불리주맙은 8주마다 투여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 이러한 치료제를 시작하면 대부분의 환자에서 LDH 수치가 정상화되고, 혈전 발생률이 현저히 감소한다.

항보체 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나 혈전 고위험군 환자에게서는 저용량 아스피린이나 와파린 같은 항응고제를 사용한다. 단, 혈소판 감소가 있는 환자는 출혈 위험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이미 혈전이 발생한 경우에는 저분자량 헤파린(LMWH)이나 비타민 K 길항제를 사용해 적극적으로 치료한다.

감염 예방도 혈전 예방과 관련이 있다. 항보체 치료제는 수막구균 감염 위험을 높이므로, 치료 시작 전에 예방접종을 완료해야 하며, 필요시 항생제 예방 요법을 고려한다. 생활 습관 관리로는 금연, 적절한 체중 유지,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하며, 장시간 움직이지 않는 상황(장거리 여행, 수술 후)에서는 조기 보행과 압박 스타킹 착용이 도움이 된다.

 

장기 관리와 예후 개선

PNH는 만성 질환이므로 장기적인 추적 관리가 필요하다. 환자는 정기적으로 LDH, 혈색소, 망상적혈구 수, 신장 기능, 간 기능을 평가받아야 한다. 항보체 치료를 장기적으로 받는 경우, 투여 간격과 용량을 조정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과를 지속해서 유지한다.

골수 기능이 심하게 저하되거나 골수부전이 동반된 경우에는 조혈모세포 이식(HSCT)이 유일한 완치 가능 치료다. 그러나 이식 관련 합병증과 높은 치료 부담으로 인해, 주로 고위험군 젊은 환자에게서만 시행된다.

예후 개선을 위해 환자 교육도 필수적이다. 환자는 혈전 증상(갑작스러운 복통, 두통, 호흡곤란, 팔다리 부종)을 즉시 인지하고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심리·사회적 지원도 중요하며, 장기간 질환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울감과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상담 치료와 환우 모임 참여를 권장한다.

장기 생존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2차 합병증(폐고혈압, 신부전, 만성간질환)을 조기에 발견해야 한다. 최신 치료제의 발전과 표준화된 관리 지침 덕분에 PNH 환자의 장기 생존율은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되었으며,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혈전 예방이 그 핵심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