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희귀 질환인 발데니버 병의 면역 기능 저하와 감염 관리
발데니버 병(Waldenström's macroglobulinemia)은 림프형질세포에서 비정상적으로 생성된 면역글로불린M(IgM) 단백질이 과도하게 혈액 내에 축적되는 희귀한 림프증식성 질환이다. 이 단백질의 과잉 생산은 혈액의 점도를 증가시켜 혈액 순환 장애를 일으키고, 동시에 정상 항체 생성 기능을 저하시켜 면역 방어력을 약화시킨다. 발데니버 병은 주로 60세 이상에서 발병하지만, 드물게는 중년층에서도 보고된다. 남성에서 발생 빈도가 더 높으며, 서서히 진행하는 특징이 있다.
질환 초기에는 피로감, 체중 감소, 식은땀, 발열과 같은 비특이적 증상이 나타나고, 진행되면 잦은 감염, 시야 흐림, 어지럼증, 손발 저림 등이 동반된다. 특히 면역 기능 저하는 폐렴, 요로감염, 대상포진과 같은 반복적 감염의 위험을 높인다. 혈액 점도가 상승하면 말초혈관 순환 장애가 발생해 손끝이나 발끝이 차갑거나 저린 감각이 지속되고, 시력 저하와 두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발데니버 병은 현재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지만,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 그리고 생활 속 면역 관리 전략을 통해 합병증 발생을 줄이
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발데니버 병 환자의 면역 기능 저하 원인과 감염 관리 전략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질환 특성과 면역 기능 저하 기전
발데니버 병의 주요 병리 기전은 림프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며 과다한 IgM 단백질을 생산하는 데 있다. IgM은 혈액 내에서 매우 큰 분자 구조를 가지고 있어 과도하게 축적되면 혈액 점도를 높이고, 혈액의 흐름을 방해한다. 이로 인해 말초조직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전신 피로감이 심해지고, 뇌와 눈, 신경계에도 영향을 준다.
면역 기능 저하는 두 가지 경로로 발생한다. 첫째, 비정상 세포가 정상 B세포의 기능을 억제해 다양한 면역글로불린 생성이 감소한다. 그 결과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에 대한 방어력이 떨어져 폐렴, 부비동염, 요로감염과 같은 감염이 반복된다. 둘째, 고점도 혈증은 백혈구의 이동과 기능을 방해해 염증 반응과 면역 세포의 감염 대응 속도를 늦춘다.
진행 단계에서는 림프절 비대, 간·비장 비대가 동반되며, 이는 면역 체계의 부하를 증가시켜 감염에 더 취약한 상태를 만든다. 일부 환자에서는 자가면역성 빈혈이나 혈소판 감소증이 발생해 출혈 경향과 감염 위험이 동시에 커진다. 따라서 발데니버 병 환자의 감염 관리는 단순히 항생제 치료를 넘어, 면역 기능 저하의 근본 원인을 완화하고 전신 방어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감염 예방과 생활 속 면역 관리
발데니버 병 환자가 감염을 예방하려면 일상생활에서 면역력을 지키는 습관이 필수적이다. 우선 백신 접종이 중요한데, 폐렴구균 백신, 인플루엔자 백신, 대상포진 백신은 면역력이 약한 환자에게 특히 권장된다. 다만 생백신은 면역 억제 상태에서 감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의 판단에 따라 접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균형 잡힌 식단은 면역 기능 유지의 기본이다. 단백질은 면역 세포와 항체 합성에 필수적이며, 비타민 A, C, E와 아연, 셀레늄 같은 항산화 영양소는 면역 반응을 조절하고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 손상을 줄인다. 하루 2~3리터의 수분 섭취는 점액막의 방어 기능을 유지해 병원체 침입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위생 관리도 필수다. 외출 후 손 씻기, 마스크 착용, 사람이 붐비는 장소 회피는 기본이며, 식기와 수건은 개인별로 사용해 교차 감염을 방지해야 한다. 실내 공기 질을 유지하기 위해 환기와 공기청정기 사용을 병행하고, 적정 습도를 유지하면 호흡기 점막의 방어력이 강화된다. 또한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가벼운 운동은 면역 세포의 활성을 높여 감염 위험을 줄인다.
치료와 면역 기능 보조 전략
발데니버 병의 치료는 질환 자체의 진행을 억제하고, 면역 기능 저하로 인한 합병증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약물 치료에는 리툭시맙, 벤다무스틴, 플루다라빈과 같은 항암제가 사용되며, 일부 환자에서는 프로테아솜 억제제나 BTK 억제제 같은 표적 치료제가 적용된다. 혈액 내 IgM 농도가 높아져 고점도 혈증 증상이 심할 경우, 혈장 교환술을 통해 과도한 IgM을 제거해 혈액 점도를 낮춘다.
면역 기능 보조를 위해 면역글로불린 정맥 주사(IVIG) 요법이 활용되기도 한다. IVIG는 결핍된 항체를 보충해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을 높인다. 반복 감염이 심한 환자에게는 예방적 항생제 투여가 고려될 수 있으며, 이는 특히 호흡기 감염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유용하다.
치료 중에는 혈액 수치, 간·신장 기능, 면역글로불린 수치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치료 약물에 따른 백혈구 감소증, 감염 합병증, 간독성 등의 부작용을 조기에 발견하면 장기적인 면역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환자와 보호자가 치료 계획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상 증상이 나타날 때 즉시 의료진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기적 관리와 예후 향상 전략
발데니버 병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 진행성 질환이므로, 장기적인 면역 관리 계획이 필요하다. 감염 위험이 높은 계절에는 외출을 줄이고, 가족이나 주변인이 감염성 질환에 걸렸을 경우 밀접 접촉을 피해야 한다. 장기 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규칙적인 건강 검진과 생활 습관 점검이 필수적이다.
심리적 지지도 무시할 수 없다. 반복되는 감염과 장기 치료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피로는 환자의 면역 회복에도 영향을 준다. 환우 모임이나 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질환에 대한 정보와 대처 방법을 공유하면 생활 적응력이 향상된다. 가족과 의료진이 함께 환자의 건강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치료와 생활 관리가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감염 위험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결국 발데니버 병 환자의 감염 관리는 단순한 항생제 처방을 넘어, 면역 체계 전반의 기능을 유지하고 회복시키는 장기 전략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조기 개입과 생활 속 면역 강화 습관을 병행하면 예후를 개선하고 삶의 질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