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희귀 질환 정보

국내외 희귀 질환인 트리허 증후군(Treacher Collins Syndrome)의 얼굴기형과 심리사회적 적응 전략

rich-story12345 2025. 9. 25. 13:00

희귀 질환 중에는 외형적으로 즉각적인 변화를 보이는 사례가 있다. 그중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트리허 증후군(Treacher Collins Syndrome)이다. 이 질환은 두개안면기형을 유발하는 유전 질환으로, 얼굴뼈의 발달에 영향을 주어 안면 비대칭, 눈 밑 뼈 결손, 아래턱 발육 부족, 귀 기형, 청력 손실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트리허 증후군은 신생아 50,000명당 약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국내 사례는 극히 드문 편이지만 최근 유전질환 진단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점차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이 질환의 가장 큰 특징은 뇌 기능이나 지적 능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이다. 환아들은 학습 능력, 사회 인지 기능 등에서 정상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외형적 차이로 인해 타인의 시선, 학교생활, 사회적 편견에 지속해서 노출되며 심리적 고립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트리허 증후군 환자는 신생아기부터 여러 차례의 수술을 거쳐 외형을 교정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언어 재활, 청력 보조기기, 심리 상담 등 다양한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국내외 희귀 질환 트리허 증후군(Treacher Collins Syndrome)의 얼굴기형과 심리사회적 적응 전략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는 단순히 의학적 치료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환자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 수술 시기 조율, 심리적 개입, 사회적 적응력 강화를 위한 교육적 전략이 동시에 고려되어야 한다. 본 글에서는 트리허 증후군의 원인과 증상, 진단 방법, 외과적 접근 외에도 환아와 가족이 함께 극복해야 할 심리·사회적 적응 전략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트리허 증후군의 유전적 원인과 주요 증상

트리허 증후군은 유전적인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선천성 두개안면기형 질환이다. 이 질환의 원인은 TCOF1, POLR1C, POLR1D 등의 유전자에 발생한 돌연변이로 알려져 있다. 이들 유전자는 배아 발생 초기에 얼굴 뼈, 귀, 턱 등을 형성하는 신경 능선 세포의 발달과 이동에 관여한다. 해당 유전자가 변형되면 안면 구조가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못하고, 특정 부위의 뼈나 연골이 결손되거나 기형적으로 발달한다.

주요 임상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전형적인 양상은 다음과 같다. 첫째, 눈 아래 뼈가 비정상적으로 발달하거나 결손되면서 눈이 아래로 처지는 형태의 외안각 기형이 발생한다. 둘째, 턱뼈의 형성이 부족하여 하악골 저형성 상태가 나타나며, 이는 호흡 문제와 연관될 수 있다. 셋째, 귀의 형성 이상 또는 외이 없음, 내이 기형에 따라 청력 손실이 동반되며, 이에 따라 언어 발달 지연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외에도 입천장 갈림증, 안면 비대칭, 비강 기형 등이 동반되기도 하며, 정도는 환자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다행히 지적 능력은 대부분 정상 범위에 속하며, 신경학적 손상은 드물다. 그러나 언어 발달의 지연, 청각 문제, 시선 집중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교육 환경에서는 특별한 지원이 요구된다.

 

진단 과정과 외과적 치료 접근

트리허 증후군은 대개 출생 직후 외형만으로도 의심할 수 있으며, 임신 중 산전 초음파 또는 태아 MRI를 통해 일부 얼굴 기형을 조기에 확인할 수도 있다. 그러나 확진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TCOF1 유전자 돌연변이는 전체 환자의 약 80% 이상에서 발견되며, 이 유전자 결함은 상염색체 우성 유전 방식으로 전달된다. 즉, 부모 중 한 명이 돌연변이를 보유하고 있으면 자녀에게 50% 확률로 유전될 수 있다. 그러나 약 60% 이상은 신생 돌연변이로 발생하며, 가족력이 없는 경우도 많다.

외과적 치료는 트리허 증후군 관리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이다. 외형 개선 수술은 기능적 문제와 함께 심리적 부담 완화를 목적으로 시행되며, 수술은 성장 단계에 따라 계획적으로 나뉜다. 신생아기에는 기도 확보를 위한 하악골 전진술이 필요할 수 있으며, 유소아기에는 입천장 형성술, 귀 성형술, 턱뼈 교정 수술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수술은 단발성이 아닌, 성장 과정 전반에 걸쳐 반복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환아와 보호자에게는 수술의 의학적 필요성과 심리적 의미 모두를 명확히 설명하고, 치료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진, 심리상담사, 언어재활사 간의 긴밀한 협력이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언어 및 청각 기능 회복을 위한 통합적 재활 전략

트리허 증후군 환자에게는 얼굴 구조의 기형만 아니라 청력 및 언어 기능 회복도 중요한 치료 목표가 된다. 특히 귀의 기형으로 인해 외이도 폐쇄, 중이 구조 이상, 감각신경성 난청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에 따라 말소리를 듣고 이해하는 데 큰 제한을 받게 된다. 조기 진단과 동시에 청력 평가를 정확하게 진행하고, 청각 보조기기 착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청각 기능이 확보되지 않으면 언어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조기부터 언어치료사와 협력한 발화 훈련이 필요하다. 환자의 얼굴 구조상 말소리를 정확하게 내기 어렵기 때문에, 말초 구조의 움직임을 보완하고, 시각적 자료와 그림 카드를 통한 단어 이해, 반복 자극 방식의 훈련을 병행하게 된다.

의사소통 능력을 높이는 것은 단순히 언어 발화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 향상을 위한 기반이 된다. 따라서 언어치료와 더불어 심리상담, 감각통합 치료가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환아의 일상생활 참여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이 설계되어야 한다.

 

심리·사회적 적응을 위한 가족 및 교육 환경의 역할

트리허 증후군은 외형적 차이로 인한 정서적 위축이 매우 흔하다. 아동기는 또래 관계 형성이 활발해지는 시기이며, 외모에 대한 인식이 사회적 소속감에 영향을 미친다. 트리허 증후군 환아는 잦은 수술과 치료로 인해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친구 관계에서도 편견과 차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심리적 부담은 자존감 저하, 회피 행동, 학습 동기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학교와 가정에서는 심리·사회적 적응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정기적인 심리상담과 감정 표현 훈련을 통해 아이가 자신의 상태를 수용하고, 타인의 시선을 견디는 힘을 길러야 한다. 둘째, 교사와 또래 학생들에게 트리허 증후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차별 없는 환경 조성에 힘써야 한다. 셋째, 부모 교육을 통해 보호자가 지나친 과보호 또는 방임의 경계를 인식하고, 아이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심리·사회·교육적 지원이 조화를 이룰 때, 트리허 증후군 환아는 자신의 개성과 가능성을 온전히 펼칠 수 있으며, 외형적 차이와 무관하게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