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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희귀 질환인 아카디 증후군(Acardiac Twin Syndrome, TRAP Sequence)의 산전 진단과 생존 가능성 향상 전략

rich-story12345 2025. 9. 21. 15:00

일란성 쌍둥이 임신은 단태아 임신에 비해 태아 간 상호작용이 복잡하며, 태반을 공유하는 경우에는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 그중에서도 아카디 증후군(Acardiac Twin Syndrome), 의학적으로는 TRAP Sequence(Twin Reversed Arterial Perfusion sequence)로 불리는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도 극히 드문 산전 희귀 질환으로 분류된다. 이 질환은 한 태아가 심장이 없거나 기능이 없는 상태로 발달하고, 대신 다른 정상 태아가 혈류를 역방향으로 공급하면서 비정상적인 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이러한 역방향 혈류 구조는 심장이 없는 태아(acardiac twin)의 생존을 가능하게 하지만, 혈류를 공급하는 정상 태아(pump twin)에게는 과도한 심장 부담을 주며 치명적인 위험을 유발한다. 대부분의 경우 적절한 조기 진단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양쪽 태아 모두 생명을 잃을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정상 태아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합병증이 초래된다.

국내외 희귀 질환 아카디 증후군(Acardiac Twin Syndrome, TRAP Sequence)의 산전 진단과 생존 가능성 향상 전략

 

그런데도 아카디 증후군은 조기 초음파를 통해 비교적 이른 시점에 발견할 수 있으며, 레이저 절제술이나 라디오 주파수 절단술 등 특수한 태아 치료 기법을 적용할 경우 생존율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아카디 증후군의 병리적 기전, 조기 진단 방법, 국내외 치료 전략, 그리고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최신 관리 방안까지 총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아카디 증후군의 발병 기전과 병리 구조

아카디 증후군은 단일 태반을 공유하는 일란성 쌍태아에서만 발생하는 질환으로, 발생 원인은 비정상적인 태반 혈관 연결에 있다. 이 질환에서는 심장이 없는 태아가 자력으로 혈액 순환을 하지 못하는 대신, 정상 태아의 심장 펌프 기능에 의존해 혈류를 역방향으로 공급받는다. 이러한 혈류 구조는 정상 태아에게 이중의 부담을 주게 되며, 심부전, 태아 수종, 자궁 내 성장지연 등 중대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심장이 없는 태아는 두개골, 뇌, 상지 등 상반신이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못하고, 하체만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있는 기형적인 형태로 발달한다. 이에 따라 초음파 검사 시 형태적 이상이 쉽게 식별되며, 도플러 검사에서는 역류성 혈류 흐름이 포착된다.

가장 큰 문제는 정상 태아(pump twin)의 상태이다. 혈류 공급의 부담으로 인해 정상 태아의 심장이 과도하게 활동하게 되고, 심장 기능 저하로 이어질 경우 생존율이 급격히 낮아진다. 따라서 이 질환은 단순히 한 태아의 이상이 아니라, 두 태아 모두에게 위협이 되는 중대한 산과적 응급상황으로 간주하여야 한다.

 

조기 진단의 중요성과 초음파 소견

TRAP Sequence의 진단은 산전 정밀초음파검사를 통해 비교적 이른 시기에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임신 11주에서 14주 사이, 즉 투명대 측정과 함께 실시하는 초기 정밀 초음파 시점에서 양쪽 태아의 해부학적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심장이 보이지 않거나 역방향 혈류가 포착되는 태아가 있는 경우 아카디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아카디 증후군에서 관찰되는 전형적인 초음파 소견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심장이 보이지 않거나 움직임이 없는 태아가 확인된다.
둘째,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있는 복부 또는 하지가 관찰된다.
셋째, 도플러 초음파 검사에서 역류성 혈류가 제대동맥에서 제대정맥 방향으로 흐른다.
넷째, 두 태아의 체중 비율을 비교했을 때 acardiac twin이 70% 이상을 차지할 경우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태아 심장 전문의 및 고위험 산과 전문의의 협진이 필요하며, 이상 소견 발견 시 태아 치료센터 또는 대학병원으로 즉시 의뢰하는 것이 중요하다. TRAP Sequence는 시간에 따라 병태가 진행되기 때문에, 진단 시기가 생존율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된다.

 

치료 개입 방법과 생존율 향상 전략

TRAP Sequence는 조기 진단 후 적절한 시점에 침습적 치료를 시행하면 생존율을 크게 향상할 수 있는 질환이다. 국내외에서 널리 활용되는 치료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레이저 혈관 절제술(Laser cord occlusion)로, 펌프 태아와 아카디 태아를 연결하는 혈류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라디오 주파수 절제술(RFA, Radiofrequency Ablation)로, 고주파 에너지를 통해 태아의 혈관을 차단한다.
이 외에도 제대 정맥 내 약물 주입이나 양수 감압술이 보조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들 치료법은 자궁 내 태아 수술로 분류되며, 숙련된 태아 치료 전문의에 의해 시행된다. 시술 시기는 일반적으로 임신 16주에서 26주 사이가 적절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 시기에는 태아의 크기가 적당하고, 조기 양막 파열 등의 합병증 발생 위험이 낮기 때문이다.

치료의 목표는 pump twin의 심장 부담을 줄이고,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데 있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이러한 치료를 받은 경우, 정상 태아의 생존율은 85~90% 수준까지 향상되며, 신생아기 합병증 발생률 또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 질환은 적절한 개입만 이루어진다면 극복이 가능한 희귀 질환으로 분류할 수 있다.

 

국내 진료 환경과 향후 관리 방안 

현재 국내에서도 태아 치료가 가능한 전문 기관들이 마련되어 있으며, 특히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태아 치료센터를 운영하는 대학병원이 늘고 있다. 그러나 아카디 증후군에 대한 인지도는 여전히 낮은 편이며, 1차 산부인과 병원에서는 관련 경험이 부족하여 조기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펌프 태아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전략적 관리가 필요하다.

고위험 임신군 관리 임신 초기부터 2차 이상 고위험 산과 전문병원으로의 빠른 의뢰 체계 구축
1차 의료기관 교육 정밀 초음파 해석 교육 강화 및 희귀 산전 질환 조기 발견 가이드라인 배포
치료 이후 입원 관리 조산 위험에 대비한 산모 집중 관리 병동과 신생아 중환자실(NICU) 연계 확보
신생아 추적 관찰 생존한 펌프 태아에 대한 정기적인 발달 평가 및 장기적 모니터링 체계 구축
산전 정보 제공 산모와 가족을 위한 상담 및 질환 정보 안내 시스템 마련
국가 정책 지원 희귀 질환 태아 치료 지원 정책 도입 및 치료비 보조 확대 추진

아카디 증후군은 유전적 원인보다는 태반 내 혈류 이상으로 발생하는 기형이므로, 유전상담보다는 조기 초음파 진단 체계의 확립과 진료 연계 시스템의 개선이 보다 중요하다. 이 질환의 예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과 함께, 의료진과 산모 모두를 대상으로 한 교육 및 심리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